작지만 큰 땅,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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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10-06 19:31본문
↑↑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홍보부장 류진환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대한민국 영토 독도의 넓이는 187,554㎡. 동도 73,297㎡, 서도 88,740㎡. 우리에겐 익숙한 평수로 계산하면 대략 5만6735평정도. 면적만으로 친다면, 그리 큰 땅이 아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땅 독도에서 길을 잃었다. 서도에서.
때는 2012년 10월 독도의 달. 25번째 울릉도 방문에 6번째로 도착한 독도. 독도는 파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조상의 은덕이 있어야 배를 접안하고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입도가 쉽지 않다.
상당수 방문객들은 독도를 방문할 때 입도를 기대하고 부푼 마음에 배를 탄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법. 험한 파도에 접안은 포기 한 채 섬 일주로 아쉬움을 달래고 돌아오기가 다반사다. 이에 반해 난 울릉도에만 머무른 것을 제외하면 절반 넘게 입도를 했으니 행운아인 셈이다.
이날도 바다는 험했다. 하지만 독도 다큐멘터리 촬영팀 안내를 위해 1박을 하는 까닭에 울릉군에서 운항하는 독도평화호를 타고 동도 입도가 가능했다. 이어 김성도 이장의 보트로 서도에 닿았다. 동도에서 서도까지는 파도의 영향이 적었기에 속살까지 훤하게 보여주는 맑고 깨끗한 바다를 지나며, 아주 가까이 다가오는 독도에 매료됐다. 난생 처음 독도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설렘으로 마음도 들떴다.
영상팀은 분주히 움직였지만, 내가 할 일을 그리 많지 않았다. 해가 지기까지는 시간도 많이 남았고, 작은 섬이라 달리 갈 곳도 없었다. 선택한 것은 서도 정상 대한봉에 오르는 것. 오래된 난간을 조금 올라가니 여기저기서 뚝뚝 떨어지는 돌에 두려움이 몰려왔다.
김성도 이장의 돌이 떨어지니 위험하다며 조심하라는 전언은 섬을 첫 방문한 초보자에게 주는 엄포만은 아니었다. 한 계단 한 계단 올라 섬 위쪽으로 올라가니, 내 키보다 높은 억새 사이로 희미한 길이 보였다. 하지만 길옆을 보는 순간 아득했다. 가파른 경사가 바다로 이어져 조금만 헛디뎌도 천길 바다로 직행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문제는 대한봉을 가까이에서 만끽한 후 돌아오는 길에 생겼다.
억새를 뚫고 오르는데 정신을 판 탓에 올라온 길을 기억하지 못했다. 억새에 가려 어디가 길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 두려움과 당혹감이 몰려 왔다. 위아래를 오가기 수차례. 길은 보이지 않았다. 표시라도 해둘걸 하는 후회감도 이미 늦은 일. 급한 마음에 김성도 이장께 전화를 했지만, 파도가 높아 물골까지 보트를 대기 어렵다는 답변뿐이었다.
내려는 가야하고, 난감함이 이를 때가 없었다. 아차 하는 사이, 경사진 기슭을 따라 내가 가져간 물병이 바다로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자칫하면 나도 저런 신세가 될지 몰랐다. 두려움이 엄습했다. 침착하자, 스스로를 달래며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참으로 긴 낮의 시간이 지나고, 우여곡절 끝에 내려오는 계단을 찾아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혹자는 말할 지도 모른다. 독도 그게 얼마나 넓다고 거기서 길을 잃을 수 있냐고. 하지만 한 동안 사람의 발길이 없었던 그 때, 같은 시기에 그곳에 있지 않았다면 결코 이해할 수 없으리라.
그 날 난 후회했다. 그저 작은 섬이라는 생각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산행에 나선 것부터 오만이었다. 대한봉이라는 엄연한 이름이 있는데, 그를 무시하다니. 하지만 이런 생각은 일부분. 난 내 가슴속에서의 큰 울림을 들었다. 경외감을 가슴에 담았다고. 독도가 참 큰 땅(?)이라고.
여기엔 너비의 의미만 담긴 것은 분명 아니다. 빼어난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에서 바라 본 넓고 넓은 바다는 대한민국 어부들의 삶이 담겨 있는 터전이었다. 건너편 동도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섬을 지키는 독도경비대원들의 노고는 이 땅을 결코 일본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강한 의지였다. 험한 파도를 뚫고 이 곳 독도를 한 번 밟아보겠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독도는,'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변하지 않는 명제 때문이었다.
만일 우리가 독도를 잃는다면, 대한민국 영토는 지킬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어느 누가 자신의 땅을 내어 준 나라를 두려워하겠는가. 그러기에 독도는 작은 땅이 결코 아니다. 대한민국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넘겨줄 수 없는 소중한 독도, 자손만대 지켜나가야 할 그 땅 독도.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가 대한민국의 소중한 땅임을 다시 한 번 불러 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때는 2012년 10월 독도의 달. 25번째 울릉도 방문에 6번째로 도착한 독도. 독도는 파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조상의 은덕이 있어야 배를 접안하고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입도가 쉽지 않다.
상당수 방문객들은 독도를 방문할 때 입도를 기대하고 부푼 마음에 배를 탄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법. 험한 파도에 접안은 포기 한 채 섬 일주로 아쉬움을 달래고 돌아오기가 다반사다. 이에 반해 난 울릉도에만 머무른 것을 제외하면 절반 넘게 입도를 했으니 행운아인 셈이다.
이날도 바다는 험했다. 하지만 독도 다큐멘터리 촬영팀 안내를 위해 1박을 하는 까닭에 울릉군에서 운항하는 독도평화호를 타고 동도 입도가 가능했다. 이어 김성도 이장의 보트로 서도에 닿았다. 동도에서 서도까지는 파도의 영향이 적었기에 속살까지 훤하게 보여주는 맑고 깨끗한 바다를 지나며, 아주 가까이 다가오는 독도에 매료됐다. 난생 처음 독도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설렘으로 마음도 들떴다.
영상팀은 분주히 움직였지만, 내가 할 일을 그리 많지 않았다. 해가 지기까지는 시간도 많이 남았고, 작은 섬이라 달리 갈 곳도 없었다. 선택한 것은 서도 정상 대한봉에 오르는 것. 오래된 난간을 조금 올라가니 여기저기서 뚝뚝 떨어지는 돌에 두려움이 몰려왔다.
김성도 이장의 돌이 떨어지니 위험하다며 조심하라는 전언은 섬을 첫 방문한 초보자에게 주는 엄포만은 아니었다. 한 계단 한 계단 올라 섬 위쪽으로 올라가니, 내 키보다 높은 억새 사이로 희미한 길이 보였다. 하지만 길옆을 보는 순간 아득했다. 가파른 경사가 바다로 이어져 조금만 헛디뎌도 천길 바다로 직행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문제는 대한봉을 가까이에서 만끽한 후 돌아오는 길에 생겼다.
억새를 뚫고 오르는데 정신을 판 탓에 올라온 길을 기억하지 못했다. 억새에 가려 어디가 길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 두려움과 당혹감이 몰려 왔다. 위아래를 오가기 수차례. 길은 보이지 않았다. 표시라도 해둘걸 하는 후회감도 이미 늦은 일. 급한 마음에 김성도 이장께 전화를 했지만, 파도가 높아 물골까지 보트를 대기 어렵다는 답변뿐이었다.
내려는 가야하고, 난감함이 이를 때가 없었다. 아차 하는 사이, 경사진 기슭을 따라 내가 가져간 물병이 바다로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자칫하면 나도 저런 신세가 될지 몰랐다. 두려움이 엄습했다. 침착하자, 스스로를 달래며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참으로 긴 낮의 시간이 지나고, 우여곡절 끝에 내려오는 계단을 찾아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혹자는 말할 지도 모른다. 독도 그게 얼마나 넓다고 거기서 길을 잃을 수 있냐고. 하지만 한 동안 사람의 발길이 없었던 그 때, 같은 시기에 그곳에 있지 않았다면 결코 이해할 수 없으리라.
그 날 난 후회했다. 그저 작은 섬이라는 생각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산행에 나선 것부터 오만이었다. 대한봉이라는 엄연한 이름이 있는데, 그를 무시하다니. 하지만 이런 생각은 일부분. 난 내 가슴속에서의 큰 울림을 들었다. 경외감을 가슴에 담았다고. 독도가 참 큰 땅(?)이라고.
여기엔 너비의 의미만 담긴 것은 분명 아니다. 빼어난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에서 바라 본 넓고 넓은 바다는 대한민국 어부들의 삶이 담겨 있는 터전이었다. 건너편 동도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섬을 지키는 독도경비대원들의 노고는 이 땅을 결코 일본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강한 의지였다. 험한 파도를 뚫고 이 곳 독도를 한 번 밟아보겠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독도는,'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변하지 않는 명제 때문이었다.
만일 우리가 독도를 잃는다면, 대한민국 영토는 지킬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어느 누가 자신의 땅을 내어 준 나라를 두려워하겠는가. 그러기에 독도는 작은 땅이 결코 아니다. 대한민국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넘겨줄 수 없는 소중한 독도, 자손만대 지켜나가야 할 그 땅 독도.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가 대한민국의 소중한 땅임을 다시 한 번 불러 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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