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남동 신라 고분에서 나온 금동 신발 주인은 `최상위 귀족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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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재 작성일20-05-27 18:02본문
↑↑ 정밀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의 드론촬영 모습.사진제공=문화재청
[경북신문=장성재기자] 5세기 신라시대 최상위층 귀족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 신발과 각종 유물들이 경주 대릉원 일원 황남동 고분에서 출토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경주 신라 고분에서 금동 신발이 발견된 사례는 43년만의 일이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사적 제512호 경주 대릉원 일원 추정 황남동 120호 주변 정밀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 경주 황남동 120-2호분 출토 금동 말갖춤 장식 일괄. 사진제공=문화재청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를 맡았으며 27일 오전 11시 경주 황남동 390번지 일원 언론 현장 공개회를 통해 120호분의 조사결과를 밝혔다. 이날 금동 신발과 허리띠 장식용 은판, 각종 말갖춤 장식 등 출토된 다양한 유물이 공개됐다.
경주 대릉원 일원 내에 위치한 황남동 120호분은 일제강점기에 번호가 부여되었으나 민가 조성 등으로 훼손되면서 고분의 존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2018년 5월부터 120호분의 잔존 유무와 범위 등을 파악해 앞으로 진행할 유적 정비사업에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시작했다. 2019년 120호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20호분의 북쪽에 위치한 120-1호분과 120호분의 남쪽에 위치한 120-2호분을 추가로 확인했다.
↑↑ 발굴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기자들.사진=장성재 기자
발굴조사 결과, 120호분 봉분은 양호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마사토(화강암이 풍화하여 생긴 모래)를 사용해 북서-남동 26.1m, 북동-남서 23.6m 규모로 봉분을 축조했는데, 경주의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 가운데 마사토로 봉분을 축조한 사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0-1호분과 120-2호분은 120호분의 봉분 일부를 파내고 조성돼 있어 120호분보다 후대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120-1호분에서는 쇠솥과 유리구슬, 토기류가 출토됐으며, 120-2호분의 매장주체부에서는 대체로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고 있다.
↑↑ 경주 황남동 120-2호분의 금동 신발 노출 상태.사진제공=문화재청
특히, 지난 15일에는 120-2호분에 묻힌 피장자 발치에서 금동 신발 한 쌍을 확인했다. 신발은 표면에 ‘T’자 모양의 무늬가 뚫려 있고, 둥근 모양의 금동 달개(영락)가 달려 있다.
경주 황남대총 남분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금동 신발이 출토된 적이 있으며, 경주의 신라 고분에서 신발이 출토된 것은 1977년 경주 인왕동 고분군 조사 이후 이번이 43년만의 일이며, 이번에 발견된 금동 신발은 13번째 출토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까지 신라 무덤에서 출토된 신발은 실생활에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 죽은 이를 장사 지내어 보내는 의례(장송 의례)를 위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경주 황남동 120-2호분의 허리띠 장식용 은판 노출 상태.사진제공=문화재청
이외에, 피장자의 다리 부분에서는 허리띠 장식에 사용된 은판이, 머리 부분에서는 신발에 달린 것처럼 여러 점의 금동 달개가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도 확인했다. 앞으로의 발굴조사는 이 달개가 머리에 쓰는 관(冠)이나 관 꾸미개(冠飾, 관식)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될 것이다.
↑↑ 120-2호분 출토 금동 말안장.사진제공=문화재청
부장칸에서는 금동 말안장(안교)과 금동 말띠꾸미개(운주)를 비롯한 각종 말갖춤(마구) 장식, 청동 다리미, 쇠솥, 다양한 토기류 등이 출토됐다.
발굴조사단 관계자는 "그동안 금동 신발이 발견된 사례를 볼 때, 왕관이나 목걸이 등이 함께 출토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 무덤 역시 최상위 계층의 귀족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쇠솥이 발견된 점이 특징적이어서 아마도 피장자는 여성일 확률이 크다"고 설명했다.
↑↑ 발굴현장에서 출토 유물을 공개하고 있는 모습.사진=장성재 기자
발굴조사단은 앞으로 120-1‧2호분의 조사를 완료한 후 아직 내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120호분의 매장주체부도 본격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120호분은 120-1‧2호분에 비해 봉분의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현재까지 출토된 유물보다 위계가 더 높은 유물이 출토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남동 120호분은 발굴조사가 진전되는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도 현장 설명회 등을 통해 꾸준히 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장성재 blowpaper@naver.com
[경북신문=장성재기자] 5세기 신라시대 최상위층 귀족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 신발과 각종 유물들이 경주 대릉원 일원 황남동 고분에서 출토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경주 신라 고분에서 금동 신발이 발견된 사례는 43년만의 일이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사적 제512호 경주 대릉원 일원 추정 황남동 120호 주변 정밀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 경주 황남동 120-2호분 출토 금동 말갖춤 장식 일괄. 사진제공=문화재청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를 맡았으며 27일 오전 11시 경주 황남동 390번지 일원 언론 현장 공개회를 통해 120호분의 조사결과를 밝혔다. 이날 금동 신발과 허리띠 장식용 은판, 각종 말갖춤 장식 등 출토된 다양한 유물이 공개됐다.
경주 대릉원 일원 내에 위치한 황남동 120호분은 일제강점기에 번호가 부여되었으나 민가 조성 등으로 훼손되면서 고분의 존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2018년 5월부터 120호분의 잔존 유무와 범위 등을 파악해 앞으로 진행할 유적 정비사업에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시작했다. 2019년 120호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20호분의 북쪽에 위치한 120-1호분과 120호분의 남쪽에 위치한 120-2호분을 추가로 확인했다.
↑↑ 발굴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기자들.사진=장성재 기자
발굴조사 결과, 120호분 봉분은 양호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마사토(화강암이 풍화하여 생긴 모래)를 사용해 북서-남동 26.1m, 북동-남서 23.6m 규모로 봉분을 축조했는데, 경주의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 가운데 마사토로 봉분을 축조한 사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0-1호분과 120-2호분은 120호분의 봉분 일부를 파내고 조성돼 있어 120호분보다 후대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120-1호분에서는 쇠솥과 유리구슬, 토기류가 출토됐으며, 120-2호분의 매장주체부에서는 대체로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고 있다.
↑↑ 경주 황남동 120-2호분의 금동 신발 노출 상태.사진제공=문화재청
특히, 지난 15일에는 120-2호분에 묻힌 피장자 발치에서 금동 신발 한 쌍을 확인했다. 신발은 표면에 ‘T’자 모양의 무늬가 뚫려 있고, 둥근 모양의 금동 달개(영락)가 달려 있다.
경주 황남대총 남분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금동 신발이 출토된 적이 있으며, 경주의 신라 고분에서 신발이 출토된 것은 1977년 경주 인왕동 고분군 조사 이후 이번이 43년만의 일이며, 이번에 발견된 금동 신발은 13번째 출토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까지 신라 무덤에서 출토된 신발은 실생활에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 죽은 이를 장사 지내어 보내는 의례(장송 의례)를 위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경주 황남동 120-2호분의 허리띠 장식용 은판 노출 상태.사진제공=문화재청
이외에, 피장자의 다리 부분에서는 허리띠 장식에 사용된 은판이, 머리 부분에서는 신발에 달린 것처럼 여러 점의 금동 달개가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도 확인했다. 앞으로의 발굴조사는 이 달개가 머리에 쓰는 관(冠)이나 관 꾸미개(冠飾, 관식)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될 것이다.
↑↑ 120-2호분 출토 금동 말안장.사진제공=문화재청
부장칸에서는 금동 말안장(안교)과 금동 말띠꾸미개(운주)를 비롯한 각종 말갖춤(마구) 장식, 청동 다리미, 쇠솥, 다양한 토기류 등이 출토됐다.
발굴조사단 관계자는 "그동안 금동 신발이 발견된 사례를 볼 때, 왕관이나 목걸이 등이 함께 출토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 무덤 역시 최상위 계층의 귀족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쇠솥이 발견된 점이 특징적이어서 아마도 피장자는 여성일 확률이 크다"고 설명했다.
↑↑ 발굴현장에서 출토 유물을 공개하고 있는 모습.사진=장성재 기자
발굴조사단은 앞으로 120-1‧2호분의 조사를 완료한 후 아직 내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120호분의 매장주체부도 본격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120호분은 120-1‧2호분에 비해 봉분의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현재까지 출토된 유물보다 위계가 더 높은 유물이 출토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남동 120호분은 발굴조사가 진전되는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도 현장 설명회 등을 통해 꾸준히 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장성재 blowpa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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