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전문가 고영관모두가 아는 얘기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크게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다양한 범죄들이 횡행하니,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재물을 갈취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출세나 영달을 위해 타인의 명예를 짓밟는 자들도 있다.
　  타인의 재물을 노리는 경제범죄의 형태도 다양한데, 절도와 강도가 있는가 하면, 사술(詐術)로 타인을 기만하여 이득을 취하는 사기범죄도 있다. 
　  강절도(强竊盜)와 사기범죄, 명예훼손 행위 등을 놓고 보면, 강절도가 가장 중범죄로 인식되기 쉽지만 정말 그럴까? 강절도 따위의 범죄란, 피해자가 다치지만 않는다면, 일시적인 금전적 피해로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사기 등의 범죄는 보통 장기간에 걸쳐 실행되고 금전적 피해도 크게 발생되어, 피해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까지 함께 겪는 경우가 많다. 
　  다음, 경제범죄와는 좀 달리 볼 수도 있는 명예훼손이란 도대체 어떤 범죄를 이름일까?
　  이 글 첫 머리에 주지된 바와 같이, 인간이라는 동물에게 명예란 돈보다 소중할 수 있는 것이기에 명예를 잃는 것은 크게 잃는 것이라 하였는데, 명예를 크게 훼손당한 사람은 건강까지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타인의 명예를 함부로 짓밟는 행위는 사안에 따라서는 한 사람의 인생 모두를 앗아가는 흉악한 범죄행위라 아니 할 수 없다. 
　  물론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보도를 위해 본의 아니게 타인의 명예를 다소 훼손하는 실수 내지 사고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기자가 진실보도라는 본연의 임무와는 전혀 상관없이 어떤 사악한 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공중매체를 이용하여 특정인의 명예를 짓밟는 행위는, 법률상 용어인 미필적고의(未必的故意)의 수준을 넘어, 사전(事前) 철저히 계획된 기획 범죄이기 때문에 그 죄질이 참으로 나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근자 확정되지 않은 피의사실 공표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사후(事後) 무죄임이 밝혀져도 한 번 피의자로 지목되었던 사람의 명예를 완전히 되돌릴 방법이 사실상 마땅치 않은 불가역성 때문인데, 더구나 사정기관(査定機關)에 인지조차 되지 않은 사안을 언론이 사실확인 취재절차 한 번 없이 특정인을 부도덕한 비리 범죄인으로 예단하고, 아니면 말고 식 확정 보도하여, 표적이 된 특정인의 인격 말살은 물론 대상이 된 한 사람의 인생 전부를 파괴하는 행위는 단순한 언론횡포를 넘어, 계획적인 1급 살인죄에 버금한다 해야 옳지 않을까?
　  SNS 악플에 의해 극단적 선택까지 해야 하는 피해자가 속출하는 지금 우리 사회에, 미디어 오용의 부작용도 심각한 문제지만, 소위 언론인임을 자처하는 일부 기자라는 사람들에 의해 공공매체까지 동원되어 행해지는 이러한 묻지마식 범죄행위를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다면, 어느 누구든 불량 언론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우리사회는 결코 존속될 수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모든 사람들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형벌은 어떤 범죄에 대한 제도적 보복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인데, 처벌로 인한 손해보다 범죄로 인한 이득이 더 크다면,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 제정된 형법은 본래 목적과 달리 오히려 범죄인을 육성하게 된다.
　  이론상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유명인의 명예와 무명인의 명예는 크게 다르게 취급되어, 무명인의 경우 개인의 삶이 완전히 파괴되는 중차대한 명예훼손 범죄의 피해자가 되어도 가해자에게 내려지는 처벌이래야 고작 벌금 몇 푼의 약식기소가 전부인 경우도 없지 않은 것이 현실이 아닌가?
　  법은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해 제정된 것도 아니며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다. 법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약속일뿐이기에, 법이 정의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여기서 당연히 우리는 새로운 합의를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I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