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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기고]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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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작성일19-11-0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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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주어진 권한을 너무 많이 쓰면 직권남용(職權濫用)이 되고, 권한을 너무 적게 쓰면 직무유기(職務遺棄)가 될 수 있다. 한쪽은 직권을 너무 과도하게 휘둘러 문제가 되고 있고, 한 쪽은 직권 사용이 너무 소극적어어서 불만이 많은 상태, 그것이 바로 현재 우리의 처지가 아닌지 모르겠다.

  오랜 세월 앞마당을 점령해버린 가시나무들을 모두 베어내야 할 텐데, 일꾼더러 연장을 주었더니, 어떤 자는 손가락 같은 유목(幼木)을 베는데, 전기톱을 들고 설치고, 어떤 사람은 아름드리 고목을 손도끼로 찍고 있다. 이런 일꾼들에게 임금을 지불하며 일을 계속 시켜야 할 것인지 아니면 모두 해고하고 다른 일꾼들을 찾아야 할 것인지?  

  지금 공수처(公搜處)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제도개혁을 놓고 또 썰전들을 벌이고 있는 것 같은데, 굿 못하는 무당이 징, 장고 나무라고, 일 못하는 목수가 연장 나무란다는 말이 있다. 정말 우리 헌법에 문제가 있고, 우리나라 정부 기구가 잘못 조직되어 있어서 우리 사회가 이 모양일까?

  첫째는, 없는 법 새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법부터 제대로 지키게 하는 것이 먼저이고, 둘째는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마다 새로운 기관을 자꾸 만들어 정부 조직만 비대화 시키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며 각각의 조직들이 좀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그러니까 검찰의 상위 기구가 법무부인데, 왜 법무부는 검찰의 전횡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는가? 그 외 고위 공직자들이나 정치인들도 예외는 아닐 것인데, 사정 (司正)대상이 누구든 왜 그렇게도 방대한 조직과 인력 그리고 정보력을 가진 경찰이 고위층의 범법행위는 수사하지 못하는가?

  그 어떤 정부조직도 모두 서열에 따른 수직적 구조의 명령체계만을 고집하고 또 왕조시대부터 우리 의식 속에 깊이 자리한 관료문화를 뿌리 뽑지 않는 한, 어떤 옥상옥(屋上屋)의 기구를 신설해도 악순환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가령 고위 공직자를 감시하는 공수처가 또 부패하면 그들은 어떻게 할 것이며, 그 때 또 다른 옥상옥의 상옥(上屋)을 만들 것인가?

  왕조시대에 왕실의 근위대(近衛隊)가 왕의 신변을 옹위(擁衛)했듯이, 근세의 독재자들은 예외 없이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무소불위의 친위(親衛) 기구를 두게 되는데, 우리나라 역시 공포의 '중앙정보부'에서 출발하여 '안기부'를 거쳐 '국정원'으로 그 이름을 바꾸어 오면서, 국민 안보가 아닌 정권 안보의 임무를 능동적으로 수행해온 아주 무서운 기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근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그런 정보기관이 본연의 임무로 돌아간 듯하자, 또 새로운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법무부장관 사태에서 국민들이 본 것은 과거처럼 '음지에서 일하면서 양지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양지에서 일하면서 음지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오직 자신들의 기득 권력만을 사수하려는 의지가 너무나 강해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 다수의 국민들이 매우 당황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즉, 우리 사회 최후의 보루라고 믿었던 그들이야말로 정말 공포스러운 존재들로, 그들은 늘 법과 원칙을 말하지만, 법과 원칙은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없고, 적용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법과 원칙은 이미 법도 아니며 원칙이 될 수도 없다.

만일 법이 자의(自意)로 해석되고 원칙이 임의로 세워지며, 법이 법리를 따르지 않고 힘의 논리와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좌우된다면 그것은 사법(司法)이 아니라 사법(邪法)이 될 것이며 사법(邪法)은 곧 사법(死法)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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