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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여유있는 포항철길숲 시민 삶의 질 향상 `최우수` 이강덕 시장 초록빛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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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작성일19-09-3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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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길숲   
  [경북신문=이준형기자] 포항시는 지난달 26일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주관하는 '2019 균형발전사업 우수사례' 시상식에서 포항 철길숲이 시민 삶의 질 향상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최우수상 수상은 이강덕 포항시장 취임 이후 도심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녹지분야 직원들과 밤낮없이 소통하고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이 시장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녹색생태도시 조성을 위해 '환경녹지국'과 '그린웨이추진단'을 신설해 환경녹지 분야에 행정력을 집중한 것이다.
 
  ◆ 야심차게 추진한 포항그린웨이 프로젝트

  포항시가 추구하고 있는 환경 목표는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에 잘 나타나 있다.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는 포항을 회색산업도시에서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로 변화시키기 위해 2016년부터 추진 중인 정책이다. 친환경 녹색도시, 환동해중심 지속가능도시, 생태 네트워크도시를 목표로 포항의 동서남북 사방에 각각 센트럴 그린웨이, 오션 그린웨이, 에코 그린웨이를 만드는 것이다.

  센트럴 그린웨이는 포항철길숲을 녹지축으로 하는 도심권역을, 오션그린웨이는 204km 해안선을 중심으로 환동해 해양도시를 꿈꾸는 해안권역을, 에코 그린웨이는 내연산에서 운제산에 걸쳐 산림문화를 아우르는 산림권역을 의미한다.

  포항시는 이를 완성하기 위해 '포항 그린웨이 범시민추진위원회'를 발대하고 친환경 녹색도시 건설을 다짐했다.

  그린웨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새로 조직개편까지 이뤄졌고 전담 인력들을 구성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볼 수 없는 '그린웨이추진단'이라는 별도의 조직이 이 거대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그린웨이추진단'은 지난해 포항시 부서 평가에서 최우수 부서로 선정될 만큼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 '2019 균형발전사업 우수사례' 시상식에서 포항 철길숲 시민 삶의 질 향상분야 최우수상   
  ◆ 도심 전경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포항철길숲'

  센트럴 그린웨이 사업 중 하나인 이번 '포항철길숲' 조성도 그린웨이 추진단에서 총괄하고 있다. 포항시 전체의 녹색 조감도 아래 '포항철길숲'은 도심 전경을 싹 바꿔놓은 획기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항 철길숲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녹색생태도시 조성을 위해 포항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웨이 프로젝트'의 선도사업으로 포항의 도시구조를 효율과 속도 중심의 산업도시에서 녹색의 쾌적함과 여유 중심의 녹색도시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포항에는 도심을 관통하는 남북 방향의 동해남부선이 지나고 있었다. 포항, 울산, 온산 등 중화학공업도시를 연결해 여객은 물론 비료, 양곡, 철광석, 석회, 해산물 등의 화물을 운송하던 철도였다.

  1930년대에 개통됐으니 거의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다. 철도의 세월은 포항의 성장과 괘를 같이 했다. 철도가 실어다 준 달콤한 혜택들이 많았다. 물론 쓰디쓴 부스러기들도 같이 왔다.

  오염도 문제였지만 진출입이 제한된 철로로 인해 도심이 동서로 단절된 채 흐른 시간이 너무 길었다. 남쪽은 아파트단지 등 신규주택이, 북쪽은 원도심 지역이 형성돼 있고, 동쪽은 격자형 가로망에 의한 주택지로 형성된 반면 서쪽은 지형에 따라 불규칙하게 주택이 형성됐다. 철도는 도시 균형 발전에 큰 방해요소였던 것이다.

  2015년 4월 KTX 포항 직결선 개통에 따라 동해남부선이 폐선되면서 도심철길은 기나긴 노동을 끝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용도를 잃은 철로는 인근 주민들의 무단경작과 쓰레기 투기, 불량청소년들의 탈선 장소가 되어 심각한 도시문제를 만들어냈다.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철로였으니 대부분의 시민들이 폐선부지에 대한 문제에 노출됐다. 철로 주변을 따라 효곡동, 대이동, 양학동, 용흥동, 중앙동, 우창동 6개 동네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이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포항시는 40여 차례에 걸친 지역 주민과의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폐선 부지를 도심 녹지축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도시숲, 녹색공간, 센트럴 파크 등 주민들의 의견도 한결같이 '그린웨이'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포항철길숲'은 2015년 12월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실시한 '철도유휴부지 활용사업'에 포항시가 제출한 효자역~舊포항역간 4.3km에 대한 도시숲 조성 계획안이 원안 통과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하게 됐다. 국토교통부 철도용지 무상사용이 가능해지면서 토지보상비 2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었으며, 총 사업비는 258억 원으로 2016년 7월 착공해 올해 5월 4일 준공했다.

  도시 한 가운데 폐선을 따라 형성된 기다란 숲길이 열리던 날, 포항은 심장부터 뻗어 나온 녹색 날개를 힘차게 펼치기 시작했다. 포항시는 철길숲 조성에 있어 부서간 협업에 의한 효율적 사업추진을 위해 관계부서 직원과 현장에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토론하는 '길 위의 포럼'을 수차례 개최하며 철길숲의 성공적 조성을 이끌었다.
                     ↑↑ 철길숲 물놀이   
◆ 힘차게 뻗은 도심의 녹색 날개와 불의정원

  지난 철길숲이 한창 조성되고 있던 2017년 3월, 뜻하지 않게 화염에 휩싸인 사건이 있었다. 굴착기로 지하 200m까지 지하수 관정을 파던 중에 땅속에서 천연가스가 분출해 불이 붙은 것이다. 포항시는 발화 즉시 포항소방서,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신속한 안전관리 대책을 시행했으나 불은 꺼지지 않은 채였다. 이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지층의 구조와 천연가스의 성분, 매장량 등에 대한 정밀조사를 의뢰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은 14개월 동안 유무선탄성파 탐사(1.3km), 시추(2개공), 물리검층(1개공) 등의 조사를 시행해 퇴적성, 저류층 및 유기물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가스 성분은 메탄으로 인한 천연가스층이고, 매장량은 포항시민이 약 30일 정도(실제로 개발하면 30% 정도로 축소됨)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경제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항시는 경제성은 없다고는 하나 우리나라 육지에서 천연가스가 분출되는 일이 유례가 없는 현상인 만큼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포항지역만의 특색 있는 관광 자원으로 승화시키기로 하고, 이를 '불의 정원'이라 이름 붙여 철길숲의 관광요소로 편입시킨 것이다.

  금방 꺼질 줄 알았던 불길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철길숲에 가면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는 불기둥을 볼 수 있다. 분출구 주변에는 투명 방호 펜스와 안내판이 설치돼 있으며 불기둥을 잘 담을 수 있는 각도로 포토존도 마련했다.

  실제로 철길숲 준공식에서 선보였던 '삶은 달걀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는 지금도 주말 이벤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달걀이벤트는 타오르는 불이 그냥 사라지게 하지 말고 불기둥을 이용해 뭔가를 해보자는 시도에서 시작한 것으로, '솥을 걸어 달걀을 삶아보자'는 첫 아이디어는 이강덕 시장의 제안이었다.

  예상치도 못했던 우연한 사건이 사업의 걸림돌이 되기는커녕 결과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즐거운 이벤트로 승화시킨 부분, 포항철길숲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과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준형   wansonam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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