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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민 자부심 느끼는 축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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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9-2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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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내 곳곳에서 가을 축제가 집중되고 있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니까 이 시기에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시기를 서로 조정해서 1년 내내 분산 개최한다면 축제를 즐기는 도민이나 관광객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경제유발 효과도 늘릴 수가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한꺼번에 몰리는 축제마다 고유한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아 굳이 이 축제를 모두 해야 하느냐는 비판적 시각도 고개를 든다.

  한때 우리나라를 '축제공화국'이라고 부를 정도로 축제가 남발된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다. 축제에는 예산이 수반되며 그 예산을 다른 유용한 곳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축제가 가지는 부가가치를 생각한다면 상당액의 예산을 투입해도 아깝지 않다는 결론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축제는 지역민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지지부진했던 상권이나 관광산업에 활기를 가져다주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제대로 만든다면 그 축제로 말미암아 파생되는 부가효과가 적지 않다.

  하지만 과연 그런 기대를 충족할만한 축제가 있는지에는 의문이 든다. 각 지역마다 독특한 주제로 축제가 준비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거의 엇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축제가 갖는 딜레마다. 개폐막식에는 연예인을 불러와 '쇼쇼쇼'를 벌이고 돌아서면 먹자판이 벌어진다. 난장이 열리면 어김없이 각설이가 등장하고 그 주변에서는 거의 대동소이한 음식들에 술추렴이 벌어진다. 한 곳의 축제만 다녀온다면 다른 축제의 풍광을 연상할 수 있게 되는 이 문제는 소위 '기획사'로 불리는 행사 대행업체들의 문제가 가장 크다.

  그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는 거의 공유된다. 경주에서도 그렇고 상주에서도 그렇다. 봉화에서나 포항에서나 마찬가지다. 지역의 특색을 담은 주제의 축제를 몰개성으로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 또, 개폐막식에 인원을 동원하려다 보면 진지한 주제공연에 무게를 두지 않고 관중 동원에 유리한 인기가수를 불러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선출직 공직자들은 관중이 많이 모이는 것이 행사의 질적 성장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축제가 많이 열리면 많을수록 좋다. 그만큼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많이 모여 단합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제 뒷마당이 씁쓸하고 아쉽다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 무언가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축제는 프로그램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경북의 대표 문화축제들도 그 혐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올해는 늦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정말 깊이 있게 고민하고 도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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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