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의 페르시안나이트] 페르시아 문화의 정수 `바자르`, 중세의 모습 그대로 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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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9-19 18:00본문
↑↑ 페르시아 모스크 내부 모습. 정교한 타일장식이 현란하다.
[경북신문=이상문기자] 지난해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으로 한때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던 대이란 교류가 다시 막혔다. 그러나 이란은 페르시아 제국의 중심지로 실크로드를 통한 신라와의 교역이 활발했던 곳이다. 익숙하지만 낯선 이란의 이야기를 통해 21세기 실크로드를 꿈꿔본다.
급한 마음에 바자르에 먼저 들른 여행자는 바자르의 어느 골목길에서 점점 가까이 들리는 아잔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 아잔은 이슬람교에서 신도들에게 예배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말한다. 원래 아잔은 매일 5차례 일정한 시각이 되면 담당 무슬림이 종탑 위에 올라가 메카를 향해 큰 소리로 ‘알라는 지극히 크시도다. 우리는 알라 외에 다른 신이 없음을 맹세하노라. 예배하러 오너라. 구제하러 오너라. 알라는 지극히 크도다.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느니라’라고 외쳤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다. 미나레트 위의 확성기에서 녹음된 아잔이 흘러나온다.
이란의 성지도시 중 하나인 곰의 하우제 우르미에 모스크의 야경
◆ 한 도시의 중심 모스크는 바자르를 끼고 있다
무슬림들의 기도시간은 해가 뜨기 전, 검은 색과 흰색이 분간되는 아침, 해가 중천에 떴을 때, 검은색과 흰색이 분간되는 저녁, 깊은 밤 등 5차례다. 그러나 계절마다 지역마다 태양의 움직임이 다르다 보니 일정한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어느 국가에서는 계절마다 시간을 정해 공지하기도 한다. 아잔은 페르시아 어느 곳에서나 쉽게 들을 수 있다. 여행자 숙소에서 해가 뜨기 전 가까운 모스크에서 들려오는 아잔 소리를 듣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아무튼 바자르의 어느 골목길에서 아잔소리가 들리면 출구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크게 틀리지 않다. 소리를 따라 다가가면 바자르의 입구, 혹은 곁의 모스크에 다다른다. 그리고 모스크에 가까워지면 상점들의 모습도 달라진다. 종교용품이나 꾸란, 차드로 등을 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바뀐다.
바자르 입구의 모스크는 대개 그 도시의 대표 모스크다. 어느 도시나 그 대표 모스크의 이름은 동일하다. ‘마스지드 조메’가 바로 그것이다. 마스지드는 아랍어로 ‘엎드리는 곳’이란 뜻이다. 즉 무슬림들이 허리를 굽히고 엎드려 예배를 드리는 장소라는 의미다. 그리고 조메는 페르시아어로 금요일이다. 이슬람 문화권의 주일은 금요일이며 목요일과 금요일이 주말이다.
↑↑ 모스크에서 예배 드리는 이란인들.
◆ 우리에겐 낯선 모스크, 무슬림에겐 사람 자체
이슬람교에서는 마스지드에서 예배드리는 것을 권장하기는 하지만 방이나 직장, 야외, 심지어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기도하는 것도 허용한다. 그러니 무슬림들이 매일 마스지드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일인 금요일 예배에는 가능하면 ‘마스지드 조메’에 모여 기도하는 것을 권한다. 그러므로 ‘마스지드 조메’는 도시의 대표 모스크가 되는 것이다.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으로 된 창이 있고 기둥과 벽, 천장은 푸른색, 혹은 붉은색 타일로 치장이 됐다. 모스크 안에의 주요 구조물 중 미흐라브라는 이맘이 예배를 인도하는 제단이다. 미흐라브는 성지 메카를 향해 있다. 또 하나의 구조물은 민바르다. 민바르는 미흐라브의 오른쪽에 설치된 설교단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의 중요한 구조물은 미나레트라는 첨탑이다. 세계 어디를 가나 모스크의 구조는 같다. 그러나 내부의 장식은 그 나라의 문화와 전통에 따라, 혹은 도시의 분위기에 따라 모스크의 비중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 페르시아의 공중목욕탕이였던 함만.
◆ 대중목욕탕 함만은 페르시아 민속박물관
페르시아의 대중목욕탕인 함만은 지금은 거의 민속박물관 형태로 보존돼 있다. 바자르의 지붕과 같은 돔 형태의 천장이 있고 그 천장에 뚫린 ‘누르기르’로 자연스럽게 채광이 이뤄진다. 목욕탕 안으로 몰려든 햇살은 자연스럽게 목욕탕 안의 온도를 높인다. 자연 사우나인 셈이다. 페르시아의 함만은 세속의 땟국을 벗겨내는 시설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마사지나 약물체험 등 의료행위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페르시아의 함만은 귀족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서민들과 상인이 자연스럽게 드나들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를 교환했다. 그리고 경건한 예배를 드리러 가기 전 몸과 마음을 알뜰히 다스리는 명상의 공간이며 이슬람 문화권에서 혹은 사막지대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공간이기도 했다.
↑↑ 모스크로 향하는 이란시민들.
페르시아에서 이슬람 문화의 핵심을 느끼기 위해서는 바자르로 가야 한다. 중세의 모습이 그대로 존재하며 수백년의 세월이 흘러도 바자르 문화의 전통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 모습이 바로 페르시아의 모습이며 앞으로 수백년이 지나도 크게 바뀌지 않을 모습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경북신문=이상문기자] 지난해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으로 한때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던 대이란 교류가 다시 막혔다. 그러나 이란은 페르시아 제국의 중심지로 실크로드를 통한 신라와의 교역이 활발했던 곳이다. 익숙하지만 낯선 이란의 이야기를 통해 21세기 실크로드를 꿈꿔본다.
급한 마음에 바자르에 먼저 들른 여행자는 바자르의 어느 골목길에서 점점 가까이 들리는 아잔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 아잔은 이슬람교에서 신도들에게 예배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말한다. 원래 아잔은 매일 5차례 일정한 시각이 되면 담당 무슬림이 종탑 위에 올라가 메카를 향해 큰 소리로 ‘알라는 지극히 크시도다. 우리는 알라 외에 다른 신이 없음을 맹세하노라. 예배하러 오너라. 구제하러 오너라. 알라는 지극히 크도다.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느니라’라고 외쳤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다. 미나레트 위의 확성기에서 녹음된 아잔이 흘러나온다.
이란의 성지도시 중 하나인 곰의 하우제 우르미에 모스크의 야경
◆ 한 도시의 중심 모스크는 바자르를 끼고 있다
무슬림들의 기도시간은 해가 뜨기 전, 검은 색과 흰색이 분간되는 아침, 해가 중천에 떴을 때, 검은색과 흰색이 분간되는 저녁, 깊은 밤 등 5차례다. 그러나 계절마다 지역마다 태양의 움직임이 다르다 보니 일정한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어느 국가에서는 계절마다 시간을 정해 공지하기도 한다. 아잔은 페르시아 어느 곳에서나 쉽게 들을 수 있다. 여행자 숙소에서 해가 뜨기 전 가까운 모스크에서 들려오는 아잔 소리를 듣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아무튼 바자르의 어느 골목길에서 아잔소리가 들리면 출구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크게 틀리지 않다. 소리를 따라 다가가면 바자르의 입구, 혹은 곁의 모스크에 다다른다. 그리고 모스크에 가까워지면 상점들의 모습도 달라진다. 종교용품이나 꾸란, 차드로 등을 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바뀐다.
바자르 입구의 모스크는 대개 그 도시의 대표 모스크다. 어느 도시나 그 대표 모스크의 이름은 동일하다. ‘마스지드 조메’가 바로 그것이다. 마스지드는 아랍어로 ‘엎드리는 곳’이란 뜻이다. 즉 무슬림들이 허리를 굽히고 엎드려 예배를 드리는 장소라는 의미다. 그리고 조메는 페르시아어로 금요일이다. 이슬람 문화권의 주일은 금요일이며 목요일과 금요일이 주말이다.
↑↑ 모스크에서 예배 드리는 이란인들.
◆ 우리에겐 낯선 모스크, 무슬림에겐 사람 자체
이슬람교에서는 마스지드에서 예배드리는 것을 권장하기는 하지만 방이나 직장, 야외, 심지어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기도하는 것도 허용한다. 그러니 무슬림들이 매일 마스지드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일인 금요일 예배에는 가능하면 ‘마스지드 조메’에 모여 기도하는 것을 권한다. 그러므로 ‘마스지드 조메’는 도시의 대표 모스크가 되는 것이다.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으로 된 창이 있고 기둥과 벽, 천장은 푸른색, 혹은 붉은색 타일로 치장이 됐다. 모스크 안에의 주요 구조물 중 미흐라브라는 이맘이 예배를 인도하는 제단이다. 미흐라브는 성지 메카를 향해 있다. 또 하나의 구조물은 민바르다. 민바르는 미흐라브의 오른쪽에 설치된 설교단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의 중요한 구조물은 미나레트라는 첨탑이다. 세계 어디를 가나 모스크의 구조는 같다. 그러나 내부의 장식은 그 나라의 문화와 전통에 따라, 혹은 도시의 분위기에 따라 모스크의 비중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 페르시아의 공중목욕탕이였던 함만.
◆ 대중목욕탕 함만은 페르시아 민속박물관
페르시아의 대중목욕탕인 함만은 지금은 거의 민속박물관 형태로 보존돼 있다. 바자르의 지붕과 같은 돔 형태의 천장이 있고 그 천장에 뚫린 ‘누르기르’로 자연스럽게 채광이 이뤄진다. 목욕탕 안으로 몰려든 햇살은 자연스럽게 목욕탕 안의 온도를 높인다. 자연 사우나인 셈이다. 페르시아의 함만은 세속의 땟국을 벗겨내는 시설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마사지나 약물체험 등 의료행위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페르시아의 함만은 귀족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서민들과 상인이 자연스럽게 드나들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를 교환했다. 그리고 경건한 예배를 드리러 가기 전 몸과 마음을 알뜰히 다스리는 명상의 공간이며 이슬람 문화권에서 혹은 사막지대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공간이기도 했다.
↑↑ 모스크로 향하는 이란시민들.
페르시아에서 이슬람 문화의 핵심을 느끼기 위해서는 바자르로 가야 한다. 중세의 모습이 그대로 존재하며 수백년의 세월이 흘러도 바자르 문화의 전통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 모습이 바로 페르시아의 모습이며 앞으로 수백년이 지나도 크게 바뀌지 않을 모습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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