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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현 특별기고] 한국과 일본의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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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 작성일19-08-1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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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경북신문=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 가장(家長)의 기본적인 임무는 예나 지금이나 가족들의 안전한 거처(居處)를 마련하고 먹을거리를 구해오는 것일 겁니다. 가족들이 머물 거처를 확보하여 비바람과 추위와 더위를 피하게 하고 사냥이나 농사를 지어 가족들이 배를 굶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일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임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는 남자와 결혼을 하려고 하는 여자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자신과 나중에 태어날 아이들이 밥을 굶을 수도 있고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장은 사냥터나 일터에서 또 이웃들과도 마찰 없이 잘 지내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혹시 먹을거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고 가족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염려하는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가장인 아버지는 고독하고 혼자서 눈물을 흘릴지언정 가족들 앞에서는 강인한 모습을 잃지 않습니다. 내가 가정을 충분히 잘 지키고 있고 지킬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가족들을 안심시켜주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가정은 우리 사회의 가장 작은 조직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조직의 장(長)이라고 할지라도 고독하고 인내가 필요하고 어려운 자리입니다.

  하물며 기업의 장(長), 단체의 장(長), 정부의 장(長)과 같은 리더들의 역할은 어떠하겠습니다. 소속된 직원들의 일자리를 유지해야하고 우리 사회와 국가의 구성원들은 물론이고 우리 후손들의 미래까지도 걱정을 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따라서 매사에 신중해야하고 정책을 추진할 때에도 급격하고 경솔한 추진은 피해야 합니다. 구성원 전체의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본과 한국의 지도자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서 리더들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마다 도시마다 국가마다 문화가 다르고 입장이 다릅니다. 리더는 자기가 속한 조직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서로의 입장의 중간에 서서 생각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노자(老子)도 대립하는 두 개념의 어느 한쪽에 서지 말고 대립 면(중간)에 서라고 가르친 바 있습니다. 어느 한쪽에 서게 되면 다른 쪽과 필연적으로 대립하게 되기 때문이겠지요.  

  한국과 일본의 문화는 다릅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신분 체계에서도 한국은 사(士)의 의미가 선비를 말하지만 일본은 사무라이(武士)를 가리킵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선비문화에 기반을 두고 문(文)과 이(理)를 중시하는 국가였다면 일본은 사무라이 문화에 기반을 두고 무(武)와 법(法)을 중시하는 국가입니다.

  한국의 경우는 비록 법이나 임금의 말이라 하더라도 이치에 맞지 않으면 논쟁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사무라이의 무력 앞에서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 몸에 베어 있고 따라서 합의를 거쳐 법으로 정했으면 그것으로 일단락이 종결되는 문화입니다. 이번에 한일 간에 일어난 충돌도 이러한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 보여 집니다.

  두 나라의 리더들은 서로의 문화적 다름을 이해하려는 인내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여 집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대화가 필요하고 협의가 필요하고 협조가 필요한 것입니다. 서로 '다름'을 서로 자기의 입장에서 '옳음'으로만 주장을 한다면 절대 해답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일본과 한국은 세계 경제 대국입니다. 두 나라의 충돌로 글로벌 자유무역의 분업구조를 훼손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리더들이 가족을 생각하는 가장(家長)들처럼 누가 더 국민을 사랑하는지 인내하고 포용하고 타협하고 협조하는 통 큰 리더십이 기대되는 시간입니다.
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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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