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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건강칼럼] 헬리코박터-파일로리 (Helicobacter pylori)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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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건강과학원 원장 임자 작성일21-05-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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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건강과학원 원장 임자체내(體內)에 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똥'을 눈으로 보면 더럽게 느껴진다. 이 혐오감은 태고적부터 인류가 여러 병원체에 농락당해 온 역사에 기인(起因)한다. 입으로 들어온 세균의 대부분은 강산성(强酸性)의 위액(胃液)으로 살균되기 때문에, 위에는 세균이 살 수 없다고 오랫동안 믿어 왔다.
   그러나 1982년 호주의 병리학자 로빈-워렌(Robin Warren)과 미생물학자인 제임스-마셜(James Marshall)이 편모(鞭毛)를 가진 '헬리코박터-파일로리'를 위액(胃液)에서 분리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위궤양(胃潰瘍)이나 위암(胃癌) 환자에게 많은 '필로리균'을 병인(病因)균으로 생각한 이들은, 균(菌)을 일부러 먹고 위염(胃炎)이 생기는 것과 항생제로 위궤양이 낫는 것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이 연구에 대해 2005년에 노벨상이 수여되면서 '필로리균은 제거해야 할 병원체'라는 생각이 의사들 사이에 퍼졌다. 그러나 이는 '필롤리균'이 '코흐의 3원칙'을 충족시키는 병원균임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이 '필로리균'의 대부분은 유아기(乳兒期)에 감염되는데, 일본에서는 인구의 약 절반(6000만명), 50세 이상에서는 70%가 보균자라 한다.
   이렇게 많은 보균자가 있으면서도 위암은 70대 이후 발병률이 1% 이하로 낮다. 위암의 원인이 되는 '위점막 위축'은 어린이 모두에서는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구미(歐美)에서는 '중학생을 포함한 어린이에게는 필로리균의 제균(除菌)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소아영양소화기관학회도 위암 예방 목적으로 무증상 어린이에게 검사(檢査)나 제균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헬리코박터학회는 "모든 고교생을 검사해 조기(早期)에 제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고, 한 지역에서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검사 및 제균이 추진되고 있다. 한편 필로리균은 효소인 우레아제(uriase)에서 암모니아를 생성하여 위산(胃酸)을 중화시키는 기능을 가지며, 필로리균 보균자는 역류성식도염, 식도암, 폐암 및 뇌졸중 등이 억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필로리균 보균자에게는 천식(喘息) 등 알레르기성 질환이 40%나 낮으며, 특히 어린이에게는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이 억제된다.
   병리학적으로는 "신체에서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경도(輕度)의 염증은 조직수복이나 신진대사에 필요한 방어반응"이라는 개념이 있으며, 위(胃)의 필로리균도 '수상세포'나 '제어성 T세포'를 통해 면역계의 균형을 조절하고 있다. 사실, 필로리균을 투여한 마우스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억제되고, 필로리균을 제균한 환자의 대부분에서 역류성 식도염이 다발(多發)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필로리균의 공과(功過)를 일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성인 후에는 위궤양이나 위축성 위염이 위암 위험을 높이므로 증상이 있는 환자만 제균하는 것이 균형 잡힌 대응으로 여겨진다. 신생아의 위(胃)는 발달하지 못해, 위산(胃酸)이 없기 때문에 출산 시 어머니의 질(窒)이나 장내의 다양한 공생세균이 입으로 들어가 착생할 수 있다.
   영유아기에 다양한 환경미생물에 노출됨으로써 병원체에 대한 '세포성 면역력'이 강화되고, 반대로 노출 경험이 적거나 항생제로 치료되면, 알레르기 반응의 '액성 면역력'이 강해진다. 이 때문에 위(胃)의 필로리균을 포함하여 입안에는 약 1만2000종, 대장(大腸)에는 3만4000종 이상의 세균이 공생(共生)하게 되어, 이들의 균형에 따라 다양한 생명현상이 제어되고 있다. 이웃 일본은 20세기 후반에 아주 위생 선진국이 되었지만, 이와 나란히 아토피성 피부염, 화분증, 식품알레르기, 비만 등의 '21세기병'이 격증해 왔다.
   한편 다양한 세균이 노출되는 농가(農歌)와 애완동물이 있는 가정에서는 알레르기 질환이 적고 ,수백 년 전 자급자족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아미시(Amish)에서는 알레르기 질환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편도선(扁桃腺)이나 충수(蟲垂)는 편도염이나 맹장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무용지물이라 여겨졌다. 반세기 전엔 맹장염 예방 목적으로 신입 의사 교육을 겸해 위(胃) 수술 때, 맹장(盲腸)까지 절제(切除)했다. 무지(無知)는 무서운 것이다. 자연계에 낭비(浪費)는 없다.
   항생제는 2차 대전 후의 의료에 크게 공헌해 왔지만, 화학적 메스는 건강에 필요한 공생 세균의 다양성까지 절제(切除)했다. 20세기 후반부터 항균제를 남용(濫用)해 온 선진국에서는 상주(常住)세균의 15~40%와 그 유전자가 사라졌다. 이것이 대전 후 단기간에 '면역 알레르기'를 비롯한 '21세기병'을 가져온 주된 원인이 된 것이다.
지리산 건강과학원 원장 임자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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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