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단에 새로운 문화를 꿈꾼다... 경상도 시인들`시골시인-K`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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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21-04-28 18:53본문
[경북신문=이상문기자] 경상도에서 태어났거나 경상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섯 명의 시인(석민재·유승영·서형국·권상진·권수진·이필)이 참여한 합동시집 '시골시인-K'가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출간됐다.
이들은 동인도 아니고 정기적인 모임도 없다. 회비도 거두지 않는다. 사는 곳도 쓰는 곳도 모두 다르며, 국가나 지자체에 문화예술지원금도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해 우연히 마산에서 만나 아이디어를 나눴고, 코로나로 인해 자주 만날 수는 없었지만 SNS를 통해 서로의 근황을 물었다. 제대로 시적 난장을 펴보자고 의기투합한 끝에 1년 동안 쓴 원고를 모아 이번 합동시집을 펴낸 것이다.
아이 셋을 억척스레 키우며 낙동강과 섬진강을 넘나드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돌연 사람을 만나러 다니겠다고 선언한 이, 서울에서 진주로 내려와 논술 교사를 하면서 오지로, 더 오지로 들어가 시를 쓰겠다는 이, 고성에서 연탄불고기 식당을 하며 당근마켓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이,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시골시인으로 스며든 이가 바로 이 시집의 주인공들이다.
이 시집은 게릴라성 합동시집 성격을 띤다. 필자들은 이 시집이 일회성으로 그칠 게 아니라, 경상도를 시작으로 전라·충청·강원·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합동시집 출간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 새로운 트렌드로 이어지기를 꿈꾼다. 유승영 시인의 "시는 자신의 무덤 속에서 무덤을 파헤치는 일"이라는 말처럼 문학의 본령에 복무하되 중앙 문단을 바라보기보다는 지역을 기반으로 창조적으로 움직이자는 게 이들의 모토며, 합동시집에 이어 시골시인 다큐멘터리도 기획하고 있다.
시골시인이라고 자처한 이들은 권상진(경주), 권수진(창원), 서형국(고성), 석민재(하동), 이필(영주/서울) 유승영(진주) 시인이다. 이들은 "소위 중앙이라 불리는 문단에서 소외된 지방 작가들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사회에서 얼마든지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기 위해 원고를 취합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집 속에는 여섯 명의 시인이 써낸 10편씩의 시와 산문 1편, 그리고 각자 그린 자화상 캐리커처가 담겼다.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직업으로 살면서 쓴 신작시들은 독특한 개성과 치열한 시정신을 아낌없이 발휘한다.
발문을 쓴 성윤석 시인은 "여섯 분의 시에 관심이 갔던 것은 밥하고 빨래하고 노동하고 사람을 만나고 온 손으로 쓴 시들이었기 때문"이라며 "문학으로 출세하고 돈 벌고 성공하기 위해 책상에서 공부하고 대학원 가고 인맥 쌓아 상 받고 메이저 출판사에서 시집 내고 비슷한 경로를 밟아온 문학평론가들에 의해 상찬을 받아온 분들의 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이들의 행보를 적극 지지한다.
여는 글을 쓴 서형국 시인은 "처음엔 각기 개성이 뚜렷해 절대 섞일 것 같지 않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간이 흐르자, 각자가 기거하던 마을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가져와 풀어놓더라"며 "누구는 노스님의 염주와 마르지 않는 계곡을 통째 옮겨 왔고, 누구는 우쿨렐레를 퉁겨 천사 같은 아이들 웃음소리를 모아 왔으며, 또 누구는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를 닦더니 거침없는 문장에 올라타 광란의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황량한 대지에 계곡이 넘쳐 샛강이 흐르고 나무가 자라더라"며 "무명의 철학자가 나무 그늘에 기대 거울로 복제된 자신을 돌아보더니, 그저 평범해 보이는 회사원이 꽁꽁 숨겨온 슬픔과의 연애담을 맛깔나게 털어놨다"고 이번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돌아보았다.
이들은 '시골시인-K'를 필두로, '시골시인-A', '시골시인-B', '시골시인-C'가 전국 각 지역에서 계속 이어져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 합동시집의 수익금을 다음 시골시인 프로젝트를 위해 후원할 계획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이들은 동인도 아니고 정기적인 모임도 없다. 회비도 거두지 않는다. 사는 곳도 쓰는 곳도 모두 다르며, 국가나 지자체에 문화예술지원금도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해 우연히 마산에서 만나 아이디어를 나눴고, 코로나로 인해 자주 만날 수는 없었지만 SNS를 통해 서로의 근황을 물었다. 제대로 시적 난장을 펴보자고 의기투합한 끝에 1년 동안 쓴 원고를 모아 이번 합동시집을 펴낸 것이다.
아이 셋을 억척스레 키우며 낙동강과 섬진강을 넘나드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돌연 사람을 만나러 다니겠다고 선언한 이, 서울에서 진주로 내려와 논술 교사를 하면서 오지로, 더 오지로 들어가 시를 쓰겠다는 이, 고성에서 연탄불고기 식당을 하며 당근마켓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이,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시골시인으로 스며든 이가 바로 이 시집의 주인공들이다.
이 시집은 게릴라성 합동시집 성격을 띤다. 필자들은 이 시집이 일회성으로 그칠 게 아니라, 경상도를 시작으로 전라·충청·강원·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합동시집 출간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 새로운 트렌드로 이어지기를 꿈꾼다. 유승영 시인의 "시는 자신의 무덤 속에서 무덤을 파헤치는 일"이라는 말처럼 문학의 본령에 복무하되 중앙 문단을 바라보기보다는 지역을 기반으로 창조적으로 움직이자는 게 이들의 모토며, 합동시집에 이어 시골시인 다큐멘터리도 기획하고 있다.
시골시인이라고 자처한 이들은 권상진(경주), 권수진(창원), 서형국(고성), 석민재(하동), 이필(영주/서울) 유승영(진주) 시인이다. 이들은 "소위 중앙이라 불리는 문단에서 소외된 지방 작가들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사회에서 얼마든지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기 위해 원고를 취합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집 속에는 여섯 명의 시인이 써낸 10편씩의 시와 산문 1편, 그리고 각자 그린 자화상 캐리커처가 담겼다.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직업으로 살면서 쓴 신작시들은 독특한 개성과 치열한 시정신을 아낌없이 발휘한다.
발문을 쓴 성윤석 시인은 "여섯 분의 시에 관심이 갔던 것은 밥하고 빨래하고 노동하고 사람을 만나고 온 손으로 쓴 시들이었기 때문"이라며 "문학으로 출세하고 돈 벌고 성공하기 위해 책상에서 공부하고 대학원 가고 인맥 쌓아 상 받고 메이저 출판사에서 시집 내고 비슷한 경로를 밟아온 문학평론가들에 의해 상찬을 받아온 분들의 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이들의 행보를 적극 지지한다.
여는 글을 쓴 서형국 시인은 "처음엔 각기 개성이 뚜렷해 절대 섞일 것 같지 않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간이 흐르자, 각자가 기거하던 마을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가져와 풀어놓더라"며 "누구는 노스님의 염주와 마르지 않는 계곡을 통째 옮겨 왔고, 누구는 우쿨렐레를 퉁겨 천사 같은 아이들 웃음소리를 모아 왔으며, 또 누구는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를 닦더니 거침없는 문장에 올라타 광란의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황량한 대지에 계곡이 넘쳐 샛강이 흐르고 나무가 자라더라"며 "무명의 철학자가 나무 그늘에 기대 거울로 복제된 자신을 돌아보더니, 그저 평범해 보이는 회사원이 꽁꽁 숨겨온 슬픔과의 연애담을 맛깔나게 털어놨다"고 이번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돌아보았다.
이들은 '시골시인-K'를 필두로, '시골시인-A', '시골시인-B', '시골시인-C'가 전국 각 지역에서 계속 이어져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 합동시집의 수익금을 다음 시골시인 프로젝트를 위해 후원할 계획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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