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섭 칼럼] 신라만의 특별한 음식 개발할 절호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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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물류 대표 배태섭 작성일20-09-10 19:18본문
↑↑ TS물류 대표 배태섭코로나 시대에 여행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코로나19가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중요한 행복 일부분을 앗아갔기 때문이다. 하늘길이 막혀 해외여행은 엄두를 낼 수 없게 됐고 국내여행조차도 들쑥날쑥한 확진자 추세로 말미암아 자유롭지 못하다.
청정지역이었던 제주도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제 전국 어디도 안전지대라고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여행을 멈추고 집안에만 박혀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느끼는 자유와 해방감은 그 어느 것보다 깊은 즐거움을 준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킨다면 위험하지 않은 방법의 여행은 일상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힐링 수단이 된다.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는 음식문화다. 여행지에서 맛집을 찾아가 평소에 접하지 못한 미각을 느끼는 것은 여행의 백미다. 식도락가는 맛난 음식이 있다는 소문이 들리면 불원천리 달려가서 기필코 맛을 보는 경우도 흔하다. 어느 도시든 그 도시를 대표하는 음식이 존재한다.
세계의 주요 관광도시들은 그 도시를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음식이 존재한다. 물론 대다수의 도시가 비슷비슷한 메뉴를 준비해 두고 여행자들을 기다리지만 최소한 한두 가지의 음식은 어느 도시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독특한 것이 있다. 그 독보적인 음식 때문에 그 도시를 찾는 이들은 적은 숫자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도시들도 그 고장을 대표하는 음식이 있다. 예컨대 포항의 물회나 울산의 고래고기, 안동의 헛제사밥, 전주의 비빔밥 등이 그것이다. 한 도시의 대표음식이 되기 위해서는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 포항의 물회가 유명한 것은 인근 동해안의 싱싱한 횟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울산의 고래고기는 비교적 멀지 않은 과거까지 장생포항에서 포경산업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 전통이 아직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도시인 경주를 찾으면 무엇을 먹을지 고민된다. 경주를 대표하는 음식이 없다. 쌈밥과 순두부를 주요 메뉴로 하는 식당이 수두룩하지만 그것을 경주의 대표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 몇 군데의 한정식집이 있지만 호남의 한정식집에 비해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경주의 주요 관광포인트에는 빵집이 즐비하지만 그것마저 경주의 향토음식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하다. 대표적인 관광도시가 대표음식 하나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경우다.
경주가 도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음식을 가지려면 신라의 음식문화를 계승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신라의 음식문화를 알리는 제대로 된 문헌이 없기 때문에 신라의 음식문화 연구에 대해 수많은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요리연구가도 막막하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것이 신라의 음식이다'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연구성과를 내놔도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고증을 해줄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착하기 쉽지 않다.
최근 경주 서봉총에서 신라 왕족의 음식문화를 추정할 수 있는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바다포유류인 돌고래와 파충류인 남생이는 물론 독을 제거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복어와 성게까지 1500년 전 신라 왕족들이 먹은 음식물의 흔적이 고스란히 발견됐다. 이 음식들은 요즘에도 쉽게 먹기 힘든 것들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서봉총 남분의 둘레돌에서 큰 항아리 안에 다양한 동물유체가 발굴됐다. 이 항아리 안에는 종(種)과 부위를 알 수 있는 동물 유체 총 7700점이 확인됐다. 이 중 조개류(貝類) 1883점, 물고기류 5700점이 대다수였다.
서봉총에서 발굴된 동물유체로 제대로 연구한다면 경주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개발할 수 있다. 신라의 왕족이 먹은 성게알밥, 복어요리, 고래고기, 남생이탕 등 고급 음식과 서민음식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조래류와 물고기류의 유체를 제대로 연구해 다른 도시에서는 흉내내지 못하는 음식을 찾아내고 '신라 왕들의 밥상'이라는 브랜드를 만든다면 경주의 관광자원을 매우 풍부해질 것이다. 이 작업은 요리연구가는 물론 역사학자, 문화인류학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몰두해야 할 것이다.
TS물류 대표 배태섭 kua348@naver.com
청정지역이었던 제주도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제 전국 어디도 안전지대라고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여행을 멈추고 집안에만 박혀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느끼는 자유와 해방감은 그 어느 것보다 깊은 즐거움을 준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킨다면 위험하지 않은 방법의 여행은 일상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힐링 수단이 된다.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는 음식문화다. 여행지에서 맛집을 찾아가 평소에 접하지 못한 미각을 느끼는 것은 여행의 백미다. 식도락가는 맛난 음식이 있다는 소문이 들리면 불원천리 달려가서 기필코 맛을 보는 경우도 흔하다. 어느 도시든 그 도시를 대표하는 음식이 존재한다.
세계의 주요 관광도시들은 그 도시를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음식이 존재한다. 물론 대다수의 도시가 비슷비슷한 메뉴를 준비해 두고 여행자들을 기다리지만 최소한 한두 가지의 음식은 어느 도시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독특한 것이 있다. 그 독보적인 음식 때문에 그 도시를 찾는 이들은 적은 숫자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도시들도 그 고장을 대표하는 음식이 있다. 예컨대 포항의 물회나 울산의 고래고기, 안동의 헛제사밥, 전주의 비빔밥 등이 그것이다. 한 도시의 대표음식이 되기 위해서는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 포항의 물회가 유명한 것은 인근 동해안의 싱싱한 횟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울산의 고래고기는 비교적 멀지 않은 과거까지 장생포항에서 포경산업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 전통이 아직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도시인 경주를 찾으면 무엇을 먹을지 고민된다. 경주를 대표하는 음식이 없다. 쌈밥과 순두부를 주요 메뉴로 하는 식당이 수두룩하지만 그것을 경주의 대표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 몇 군데의 한정식집이 있지만 호남의 한정식집에 비해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경주의 주요 관광포인트에는 빵집이 즐비하지만 그것마저 경주의 향토음식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하다. 대표적인 관광도시가 대표음식 하나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경우다.
경주가 도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음식을 가지려면 신라의 음식문화를 계승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신라의 음식문화를 알리는 제대로 된 문헌이 없기 때문에 신라의 음식문화 연구에 대해 수많은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요리연구가도 막막하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것이 신라의 음식이다'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연구성과를 내놔도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고증을 해줄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착하기 쉽지 않다.
최근 경주 서봉총에서 신라 왕족의 음식문화를 추정할 수 있는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바다포유류인 돌고래와 파충류인 남생이는 물론 독을 제거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복어와 성게까지 1500년 전 신라 왕족들이 먹은 음식물의 흔적이 고스란히 발견됐다. 이 음식들은 요즘에도 쉽게 먹기 힘든 것들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서봉총 남분의 둘레돌에서 큰 항아리 안에 다양한 동물유체가 발굴됐다. 이 항아리 안에는 종(種)과 부위를 알 수 있는 동물 유체 총 7700점이 확인됐다. 이 중 조개류(貝類) 1883점, 물고기류 5700점이 대다수였다.
서봉총에서 발굴된 동물유체로 제대로 연구한다면 경주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개발할 수 있다. 신라의 왕족이 먹은 성게알밥, 복어요리, 고래고기, 남생이탕 등 고급 음식과 서민음식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조래류와 물고기류의 유체를 제대로 연구해 다른 도시에서는 흉내내지 못하는 음식을 찾아내고 '신라 왕들의 밥상'이라는 브랜드를 만든다면 경주의 관광자원을 매우 풍부해질 것이다. 이 작업은 요리연구가는 물론 역사학자, 문화인류학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몰두해야 할 것이다.
TS물류 대표 배태섭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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