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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의 성지 경주 명성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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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15-09-21 19:48 조회5,1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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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크로드 경주 2015'가 수학여행 시즌을 맞아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전국의 학교들이 그동안 메르스와 연이은 폭염으로 연기했던 수학여행과 현장학습을 재개하면서 경주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 행사를 수학여행지로 찾은 학교는 대략 150여개 학교로 추산된다. 여기에 현장학습까지 보탠다면 그 수는 훨씬 많아진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경주문화엑스포 마케팅팀의 노력이 눈부시다. 그동안 시도 교육청, 지역별 현장장학협의회와 각급 학교 교장 등에 대한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온 결과다.
 경주는 한 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학여행과 신혼여행지로 손꼽혔다. 그 덕에 경주시민들 가운데 이들 학생 여행객들을 상대로 생업을 영위하던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 명성이 시들해졌다. 신혼여행은 주로 제주도와 해외 유명 관광지에 그 자리를 내줬다. 그러면서 경주의 지역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경주가 인기 있는 수학여행지, 신혼여행지의 자리를 내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신혼여행은 당연히 국민들의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여행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에 불가항력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옛날 안방 사진틀에 불국사를 배경으로 부모님들이 다녀왔던 신혼여행 기념사진은 사라진지 오래된다.
 수학여행의 대표 도시 자리를 내준 데 대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원인이 있다. 가장 먼저, 최근 수학여행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경주 관광 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가장 큰 이유다. 요즈음 학교의 수학여행은 단순한 역사여행에 머무르지 않고 과학, 문화, 위락 여행으로 바뀌는 추세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문화재만 산재해 있을 뿐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여기에 수학여행단을 수용할 인프라가 낡고 부족했다. 오래전 학생들을 수용했던 시설들은 이미 낡아 학생들이 외면하고 있고 쓸만한 숙소는 고가의 호텔이어서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또 대단위 학생들을 감당해낼 수 있는 식당시설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역사유적을 탐방하고 나서 요즈음 학생들이 선호하는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선사할만한 차별화 된 프로그램도 갖추지 못했다.
 '실크로드 경주 2015'가 학생들에게 새로운 눈길을 끄는 것은 역사적 가치를 새로운 모습으로 포장한 프로그램의 힘이 컸다. 만약 '실크로드 경주 2015'가 끝나버리면 내년부터 다시 경주는 한산한 도시가 될 수 있다.
 수학여행단을 붙잡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주라는 도시를 머릿속에 담아 추억의 도시로 여기는 연상효과가 더욱 중요하다. 경주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이 분야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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