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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식 경주시장의 깊은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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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15-09-06 21:07 조회5,1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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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황남동과 인왕동 일대에 한옥을 신축할 경우 최대 1억까지 지원된다. 경주시의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의 일환이다. 이 조치는 문화재가 밀접한 이 지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경관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이 번 지원의 자세한 항목을 살펴보면 기존 주택을 순수 목조한옥으로 새로 지으면 단독주택은 최대 1억원, 근린생활시설은 최대 8천만원을 지원한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한옥을 증·개축하면 5천만원까지, 담과 대문을 전통 양식으로 만들 경우는 2천만원까지 각각 지원한다. 간판도 200만원을 지원한다. 경주시는 이 사업을 포함한 황남·인왕동 일대 주민 주거 및 가로 환경 개선사업에 2018년까지 147억원을 투입한다.
 경주시의 이 같은 조치는 늦었지만 매우 바람직한 결정이다. 경주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고도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동안 무분별한 개발로 고도의 품위가 많이 손상된 것이 사실이다. 물론 문화재법에 묶여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고통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있지만 먼 훗날을 바라본다면 지금 이 정도의 모습이라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언젠가 최양식 경주시장이 "금장대에 올라가 시가지를 굽어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시가지가 아무런 계획도 없이 무분별하게 개발돼 과거 아름다운 경주의 모습이 사라져 버린 것에 대한 탄식이다. 오랜 세월 중앙부처에서 일을 하다가 시장이 되어 고향을 찾은 최 시장의 깊은 소회는 조금이라도 식견이 트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수 있다.
 세계의 유수한 고대도시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구분이 엄격하다. 쉬운 예로 프랑스 파리의 예를 들어보자. 과거 파리 중앙시장이었던 레알지구는 2~3차례 개발됐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처음에는 도시학자들이 레알지구를 허물어버리고 신도시로 만들자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퐁피두는 레알지구의 개발 대신 외곽 라데팡스 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토록 했다. 레알지구는 그 유명한 노트르담사원과 루브르박물관이 인접해 있다. 그리고 300~400년된 전통 프랑스 건물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오랜 역사의 때가 묻은 레알지구의 중앙에 '퐁피두센터'라는 초현대식 건물 하나를 방점으로 찍었다. 신구의 조화를 노린 '신의 한 수'였다.
 경주는 천년고도다. 경주는 이미 그 아름다운 골목길인 쪽샘을 한 순간에 도려내 버리는 아픈 과오를 저지른 적이 있다. 아직 우리에게는 황남동과 인왕동이라는 아름다운 경주의 마을이 남아있다. 고도의 이미지를 간직하기 위한 경주시의 노력에 힘을 보태주자. 시민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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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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