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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경주시청 부지 활용 논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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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15-07-23 19:55 조회4,8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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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의사일정을 마친 제205회 경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한 의원이 경주시 노동동 옛 시청 부지에 국제영화관과 면세점을 유치할 계획은 없는지에 대한 시정질의를 했다.
 이 문제는 벌써 수년 전부터 나온 얘기다. 구시가지 일원의 상인들과 주민들의 숙원사항이기도 하다. 침체된 상권을 살리고 밤만 되면 암흑천지로 변하는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은 시민 전체의 소망이기도 하다.
 영화관과 면세점이 들어서서 발길이 뜸한 구도심에 관광객을 유치하고 시민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침체된 지역경제도 살아나고 칙칙한 구도심의 분위기도 일약 탈바꿈 할 것이다. 영화관과 면세점이 활황을 이루면 시너지 효과로 구도심의 상인들도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자리는 이미 경주시가 '역사도시문화관'을 짓기로 계획한 자리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경주시의 모든 역사적 기억들을 콘텐츠로 확보하고 경주가 한반도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발굴조사를 마치고 약 6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국비를 신청해 두고 있는 상태다.
 이 시설은 경주의 구도심 사람들이 크게 달가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삽시간에 지역경제를 살릴 방안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시민들의 그런 정서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구도심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목마름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옛 시청 자리에 영화관을 짓고 면세점을 유치하는 것은 도시의 구조상 언밸런스를 초래할 것이 명약관화 하다.
 세계 어디를 가도 구도심에 현대식 시설물을 짓는 예는 드물다.
 가능하면 역사의 손때가 묻어있는 흔적과 어울리는 시설물을 유치하고 구도심의 삶의 모습 자체를 자원으로 활용하려 한다.
 더구나 수십 년 고도제한에 묶여 나지막한 건물들과 미로 같은 골목길을 보유하고 있는 경주의 구도심은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문제는 이 자원을 어떻게 꾸미고 포장해서 세상에 내놓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시민들 스스로 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 대형 영화관을 짓고 크게 활성화되지 않을 확률이 높은 시내면세점을 짓자는 아이디어는 매우 진취적인 생각이긴 하되 10년 후, 100년 후의 경주를 생각했을 때 위험한 발상이다.
 도시는 한 번 망가지면 그 모습을 되찾는데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이 허비된다.
 조상이 물려준 신라 고도의 역사유산과 잘 어울리는 가장 경주다운 도시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순서다.
 20~30년 전 무분별하게 도시를 꾸미던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해 가지런하고 가장 경주다운 도시를 만드는 일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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