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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상생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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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19-11-26 19:33 조회6,7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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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에 행정구역을 갈라놓고 제각각의 길로 가는 것은 어쩌면 시대착오인지 모른다. 정체성이 거의 유사한 도시를 눈에 보이지 않는 구역으로 구분해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은 오히려 행정 낭비라는 생각도 든다. 궁극적으로 인접한 도시는 묶고 다양한 기능을 한 곳에 조합해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법일 수도 있다.

  경주와 포항, 울산이 해오름동맹을 결성한 것은 그런 이상적 미래를 구현하기 위한 시도에서 비롯됐다. 세 도시를 묶으면 인구 200만과 경제구모 95조원에 가까운 메가시티가 되고 도시의 기능은 최적화 된다는 구상은 매우 진취적이다. 포항과 울산의 산업도시로서의 기능과 경주의 역사문화 관광 기능을 합한다면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충족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예가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해 10월부터 교환근무를 시도했다. 27일 이 지사와 권 시장은 대구경북 상생발전을 위한 제5차 교환근무를 실시한다. 두 시도지사는 상호기관에서 각 간부공무원들과 티타임을 가진 다음 양 기관의 2020 역점(신규)시책 업무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각 시도 간부공무원들과 대구경북 상생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진다. 궁극적으로 대구와 경북은 한 뿌리며 상생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지자체에서 업무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교환근무의 목적이다.

  실제로 양 시도지사의 교환근무로 통합신공항 건설, 광역교통망 확충, 관광 시너지 창출 등의 성과를 얻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내년 대구·경북 관광의 해를 맞아 더 많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두 시도지사가 현장에서 제대로 현안을 익히는 것은 너무나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아직은 도시간의 협력과 최종적으로 결합을 이루는 데는 까마득하다. 예컨대 해오름동맹이 이뤄지기 전 경주와 울산의 통합논의가 민간에서 나왔을 때 울산시의 한 간부공무원은 "울산이 뭐가 답답하다고 경주와 통합하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 경제규모로 봐서 경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 공무원은 경주가 가진 유구한 역사문화적 저력을 간과한 것이다.

  이처럼 서로의 기관에서 다른 생각 주머니를 차고 있는 이상 통합은 물론 상생의 길로 나아가기도 힘에 겹다. 또 하나의 중요한 예로 울산의 국보 반구대 암각화가 울산의 식수원인 사연댐에 잠겨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울산시가 경상북도에 수도 없이 상수도를 나눠 줄 것을 요청했지만 쉽게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도 생생한 현실의 벽이다.

  해오름동맹의 시장이 한 곳에 모여 내년도 공동사업을 확정한 것이나 대구경북의 시도지사가 교환근무를 하는 것이 성과를 분명하게 내기 위해서는 공동체 의식의 확장이 가장 시급하게 필요하다. 지역의 이기주의는 더 이상 개입하지 않아야 궁극적 목표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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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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