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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익을 위한 인내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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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20-03-24 19:37 조회6,1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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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벚꽃축제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누가 뭐래도 '진해 군항제'다. 그러나 올해 군항제는 창원시가 축제를 취소하고 강력한 통제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막고 있다.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19의 확산을 최대한 막겠다는 지자체의 눈물겨운 노력이다. 군항제가 가져다 줄 지역경제 영향을 포기하고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동참하는 창원시의 노력은 가상하다.
     국민들은 조바심이 난다. 꽃이 피는 계절에 더 이상의 칩거가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생활패턴이 무너져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확진자 증가폭이 둔화되자 국민들은 어느새 더 이상의 유폐생활을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봄날의 기운을 느끼고 싶어 한다. 수도권 국민들은 코로나 청정지역인 강화도로 몰려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다는 뉴스도 나왔다. 급기야 유천호 강화군수는 강화도를 찾는 발걸음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우리 국민들의 코로나 극복 의지는 상당하다. 세계 최고의 의료 시스템과 국민의 협조로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잡았다. 다만 4월 6일 각급 학교 개학을 앞두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학교라는 집단으로부터 우리의 아이들을 지켜내자는 종부의 강력한 호소에 국민들이 적극 호응하고 있는 중이다. 이 와중에 봄이 왔고 꽃이 피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경주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평상시라면 전국의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올 시점이다. 하지만 이번 봄은 잔인하리만큼 한산하다. 대구·경북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국의 약 85%에 이르는 점이 작용했고 최근 경주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속하게 증가한 탓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강력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호소하고 있으니 너무나 당연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의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애가 탄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집회도 아니고 대규모의 인파가 몰리는 축제도 취소됐는데 상춘객의 발길이 끊긴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평소 매상의 절반을 넘어 10%도 미치지 못한다는 소상공인들의 비명을 듣고 있을라치면 꽃구경 정도는 하라고 적극 홍보라도 하고 싶지만 공익의 차원에서 생각하면 조금만 더 인내해 달라는 미안한 부탁을 할 수밖에 없다. 만일 조급증을 참지 못해 경주에 상춘객의 인파가 넘치고 숙지막하던 확진자 수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다면 그 감당을 어찌할 것인가.
     지금처럼 전시와 같은 현실에는 개인의 욕구보다 사회 전체의 안전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이 고통스러운 국면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 대국적 차원의 인내야 말로 이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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