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 한가위 희망의 미래 그리는 계기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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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9-16 18:17본문
우리 민족은 한가위를 가장 큰 명절로 여긴다. 이른 봄부터 씨를 뿌리고 염천의 여름날에 땀을 흘린 노고의 대가가 한가위를 전후로 비로소 결실을 얻어 풍성한 곡식과 실과를 거두게 되니 그만큼 넉넉하고 행복한 순간이 있겠는가.
아무리 가난한 시절이었어도 과거 우리 민족은 한가위만큼은 후덕한 인심과 비교적 평안한 마음으로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한가위는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해 우울한 명절을 보내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대가족이 한꺼번에 모여 차례를 모시고 안부를 묻는 기회를 갖기 어려워졌고 지루한 팬데믹으로 삶이 찌들어 전통 명절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
우울하고 외로운 이웃도 있을 것이고 점차 팍팍한 생활에 고충이 깊어지는 친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련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10월말을 전후로 '위드코로나'로 전환해 코로나와의 동행을 통한 일상회복을 시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물론 위험한 시도이기는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고 그때 쯤이면 전국민의 70% 정도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방역수칙만 잘 지킨다면 그동안 겪었던 불편함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글로벌 제약회사가 치료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머지않아 코로나19는 마치 독감처럼 우리 곁에서 맴돌 것이다.
그리고 오랜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와 서민들은 다소나마 생기를 찾고 힘겨움을 털어내는 기지개를 켜게 될 것이다. 처음 코로나19가 발발했을 때 가졌던 불안과 공포, 그리고 당혹감을 잘 이겨내고 슬기롭게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다시 일상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할 것이다.
이번 한가위 연휴가 그 고비일 수 있다. 확진자 수가 70여일째 네자릿수를 넘기고 있다. 일정한 수준에서 정체현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번 연휴 때 수도권의 귀성인파가 전국을 방문했을 때 자칫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그러니 아직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셈이다. 다만 이번 연휴를 슬기롭게 잘 넘긴다면 확진 증가세가 둔화되고 차츰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코로나19는 국민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안겨줬다. 그런 와중에 우리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가적인 대사를 앞두고 있다. 여야가 경선 일정에 돌입하면서 연일 정치 이슈 속에 파묻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고 나면 새로운 사건이 불거지고 잠시 딴전을 피우고 나면 상상하지 못한 의혹이 터져 나온다.
국민의 이처럼 어렵고 고단한데 정치는 딴청을 피우고 있다. 물론 경선 과정에서, 선거 과정에서는 반드시 살아남아야 할 테지만 소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인물들의 행보는 가관이다.
국민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전투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국민이 지지하고 기대했던 이미지는 오간 데 없고 오로지 승리를 위해 맹목이 돼 달리는 숭어떼와 같다.
여당은 여당대로 정권 재창출과 사회적 개혁을 부르짖으면서도 서로 네거티브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강을 건너면서 집권한 여당은 국민의 기대를 부응하지 못해 정권 교체론이 대세를 이루도록 방치했다.
국민에게 석고대죄는 하지 못할망정 미래에 대한 희망의 등불은 들어야 할 텐데 그것마저 외면한 채 오로지 대권 후보가 되겠다고 무리지어 패싸움을 벌이고 있다. 누가 그들에게 신뢰를 보내고 다시 이 나라를 맡기려 하겠는가.
야당은 더 기가 막힌다. 유력 후보는 입만 벌리면 망언을 쏟아내고 있고 기성의 정치인과 다르게 참신하고 강단있다고 믿었던 후보는 전혀 준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 틈을 노려 노련한 정치적 경륜을 가진 후보는 내부총질을 해대고 지도부는 연일 터져나오는 의혹을 수습하기에 버거워 관련 후보와 손절하려는 분위기다. 이런 정당을 어느 국민이 수권정당으로 인정하려 하겠는가.
지방 정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선거에 이어 곧바로 치러질 지방선거에 공천을 받기 위해 어느 줄을 타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다. 지역의 발전과 지역민의 복지를 위해 공부하고 토론하고 설득하는 노력은 뒷전이고 오로지 어느 후보의 캠프에 몸을 담아 공천을 받을 것인지 작전을 짜느라 분주하다.
그들이 다음 선거에 요행히 공천을 받아 당선된다 하더라도 과연 줄 섰던 주군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지역의 주민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누가 믿겠는가.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다. 민심은 천심이다. 과연 이번 명절에 민심은 어느 방향으로 흐를 것인지 궁금하다. 이제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은 매우 높다. 각 분야에서 일하는 국민은 이미 전문가 수준이다. 얕은 지식의 정치인들이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머리를 조아리고 경청해야 한다. 민심을 정확하게 듣고 그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의 자세며 대통령 후보의 처세다.
참으로 여려운 명절을 보낼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마지막 고비이기를 바란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고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인물이 대통령이 돼 그동안 고통을 받았던 국민의 삶이 보상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 명절은 어느 때보다 진중하고 냉정하게 우리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아무리 가난한 시절이었어도 과거 우리 민족은 한가위만큼은 후덕한 인심과 비교적 평안한 마음으로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한가위는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해 우울한 명절을 보내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대가족이 한꺼번에 모여 차례를 모시고 안부를 묻는 기회를 갖기 어려워졌고 지루한 팬데믹으로 삶이 찌들어 전통 명절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
우울하고 외로운 이웃도 있을 것이고 점차 팍팍한 생활에 고충이 깊어지는 친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련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10월말을 전후로 '위드코로나'로 전환해 코로나와의 동행을 통한 일상회복을 시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물론 위험한 시도이기는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고 그때 쯤이면 전국민의 70% 정도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방역수칙만 잘 지킨다면 그동안 겪었던 불편함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글로벌 제약회사가 치료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머지않아 코로나19는 마치 독감처럼 우리 곁에서 맴돌 것이다.
그리고 오랜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와 서민들은 다소나마 생기를 찾고 힘겨움을 털어내는 기지개를 켜게 될 것이다. 처음 코로나19가 발발했을 때 가졌던 불안과 공포, 그리고 당혹감을 잘 이겨내고 슬기롭게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다시 일상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할 것이다.
이번 한가위 연휴가 그 고비일 수 있다. 확진자 수가 70여일째 네자릿수를 넘기고 있다. 일정한 수준에서 정체현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번 연휴 때 수도권의 귀성인파가 전국을 방문했을 때 자칫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그러니 아직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셈이다. 다만 이번 연휴를 슬기롭게 잘 넘긴다면 확진 증가세가 둔화되고 차츰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코로나19는 국민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안겨줬다. 그런 와중에 우리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가적인 대사를 앞두고 있다. 여야가 경선 일정에 돌입하면서 연일 정치 이슈 속에 파묻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고 나면 새로운 사건이 불거지고 잠시 딴전을 피우고 나면 상상하지 못한 의혹이 터져 나온다.
국민의 이처럼 어렵고 고단한데 정치는 딴청을 피우고 있다. 물론 경선 과정에서, 선거 과정에서는 반드시 살아남아야 할 테지만 소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인물들의 행보는 가관이다.
국민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전투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국민이 지지하고 기대했던 이미지는 오간 데 없고 오로지 승리를 위해 맹목이 돼 달리는 숭어떼와 같다.
여당은 여당대로 정권 재창출과 사회적 개혁을 부르짖으면서도 서로 네거티브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강을 건너면서 집권한 여당은 국민의 기대를 부응하지 못해 정권 교체론이 대세를 이루도록 방치했다.
국민에게 석고대죄는 하지 못할망정 미래에 대한 희망의 등불은 들어야 할 텐데 그것마저 외면한 채 오로지 대권 후보가 되겠다고 무리지어 패싸움을 벌이고 있다. 누가 그들에게 신뢰를 보내고 다시 이 나라를 맡기려 하겠는가.
야당은 더 기가 막힌다. 유력 후보는 입만 벌리면 망언을 쏟아내고 있고 기성의 정치인과 다르게 참신하고 강단있다고 믿었던 후보는 전혀 준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 틈을 노려 노련한 정치적 경륜을 가진 후보는 내부총질을 해대고 지도부는 연일 터져나오는 의혹을 수습하기에 버거워 관련 후보와 손절하려는 분위기다. 이런 정당을 어느 국민이 수권정당으로 인정하려 하겠는가.
지방 정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선거에 이어 곧바로 치러질 지방선거에 공천을 받기 위해 어느 줄을 타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다. 지역의 발전과 지역민의 복지를 위해 공부하고 토론하고 설득하는 노력은 뒷전이고 오로지 어느 후보의 캠프에 몸을 담아 공천을 받을 것인지 작전을 짜느라 분주하다.
그들이 다음 선거에 요행히 공천을 받아 당선된다 하더라도 과연 줄 섰던 주군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지역의 주민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누가 믿겠는가.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다. 민심은 천심이다. 과연 이번 명절에 민심은 어느 방향으로 흐를 것인지 궁금하다. 이제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은 매우 높다. 각 분야에서 일하는 국민은 이미 전문가 수준이다. 얕은 지식의 정치인들이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머리를 조아리고 경청해야 한다. 민심을 정확하게 듣고 그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의 자세며 대통령 후보의 처세다.
참으로 여려운 명절을 보낼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마지막 고비이기를 바란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고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인물이 대통령이 돼 그동안 고통을 받았던 국민의 삶이 보상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 명절은 어느 때보다 진중하고 냉정하게 우리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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